기생충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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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부터 시작된
인류와 #기생충 과의 관계는
19세기 말부터 #공중보건 의 개념이
자리를 잡으면서
감염률이 차츰 감소하기 시작했고
20세기에 들어서는
깨끗한 식수의 공급
가열되고 조리된 음식
환경의 개선과 함께
의학의 발달로 #기생충 이
인간의 몸속에 살 기회가
차단 당하게 되었다.
아마 이런 세상은
수만년 동안 인류가 마주쳐야 했던
세상과는 다른 세상이었을 것이다.
수렵 채집인 시절부터
농작물과 가축을 기르기 시작하고
마을과 도시를 만드는 과정속에서
인류가 #기생충 들과 처음으로
만났을 당시의 상황을
한번 상상해 보자
동굴에 살던 숲속에 살던
늪지대를 통과하건
늑대, 호랑이를 피해
높은 나무위에서 거처를 마련하든
인류는 주변에 모든 곳에서
끊임없이 벼룩, 이, 진드기, 각다귀, 모기 및
다양한 흡혈 생물들이
맛있는 먹잇감이 되었을 것이다.
그들의 뽀족한 침과 이빨에
찔리고 깨물리면서 동시에
그속에서 흘러나온 체액에 함께 있던
여러 종류의 기생충들이
선조들의 몸속을 매일마다
마치 에버랜드에 놀러온
환희에 가득찬 아이들처럼
자유롭고 신나게
그리고 환상적으로 헤집고 다니면서
이들의 출현에 어쩔줄 몰라하는
인간 #면역계 들과
조우하고 충돌하는
일들이 빈번했을 것이다.
이런 기생물들의 침략은
숙주들의 건강을 심각하게
쇠약하게 만들었을 것이고
심신이 약해진 상태에서
평소보다 잘 뛰지도
추위나 비바람에 견디기도
식량을 구하기도
왕성한 #번식력 과 #출산력 을 유지하기는
더욱 힘들었을 것이므로
이 시대부터 인류가 집단을 형성하고
각 집단간의 활발한 교류가
형성되기 전까지
인류 최대의 적은
호랑이나 늑대같은 포식자가 아니라
몸속에 들어오면
장기간 몸속에 둥지를 틀고
몸에 기생하는 종들이었다.
#면역계 의 세포들과
몸에 있는 기생충간의
기나긴 충돌과 전쟁 속에서
섣부른 총력전은
역으로 #면역계 주인의 목숨을
걸어야 할수도 있음을 인정하게 되면서
#면역계 는 #기생충 들이
위험선을 넘지 않으면
일정한 거리에서
씩씩거리되 지켜만보는
'완충대buffer zone'를 만드는 방식으로
생존 압력의 방정식을 풀어냈다.
이것을 우리는 '공생symbiosis' 이라고 부르면서
공생은 한쪽 파트너가
말 그대로 다른 파트너 안쪽에
존재함으로서 경쟁할 때보다
생산적인 상황을 만들수 있었다.
그래서 이때부터 면역계는
우리 몸에 들어오길 원하는
침입자들에 둘러 싸인 주변 환경과
어쩔수 없히 진화의 리듬를
기생충들과도 맞추기로 결정한 것이다.
그들을 제거할수 없다면
그들과 함께 사는 법을
DNA에 새겨 넣고 함께 하기로 한것이다.
그런데 불과 100여년 사이에
#위생 과 #보건교육
의학의 비약적인 발달로
#기생충 들이 인류와 공생한
시간에 비교하면 찰나의 100년 동안에
증발해 버렸다.
순간 면역 세포들은
기생충의 억압(?)에서
벗어나 기쁨의 환호성을 질렀지만
그런데 이때부터 #면역계 의 저 끝에서
이상한 일들이 서서히 밀려오기 시작했다.
#기생충 들이 만들어 내던
면역의 완충 역활이 없어지면서
공격은 하지말고
상황을 주시하라는 임무도
함께 없어지게 되면서
자제력을 잃어버린 면역 세포들이
주변을 돌아다니면서
쓸데없이 멀쩡한 조직들을 괴롭히는
이상한 일들이 생기기 시작한 것이다.
이 산만한 면역 세포들이
정상적인 조직이나 멀쩡한 세포를
공격하는 현상을
우리는 '#자가면역질환 autoimmune disease'라고 부른다.
현대에 들어서면서
예전에는 볼수없던
'#자가면역질환 autoimmune disease'이
급증하는 이유들 중에
기생충들과 인간의 공생이 만들어낸
면역계에 대한 진정 작용이
없어짐으로서 아토피 질환
알러지성 비염 및
천식 장애 또는
그외의 알수없는 면역 질환들이
도래하는 뜻밖의 세상이
나타나게 된것이다.